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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산업 안정화 방안 찾기’ 절실

지난해부터 마이너스 수익 기록 … 불황기 단축이 관건
마리당 순수익 번식 –100만원, 비육 –150만원 불가피
한우소비촉진, 경영비절감 제한적 … 추가 대책 마련을

 

얼마전 한우 선도농가와의 통화에서 올해 초 생산비 절감을 위해 자가배합사료 원료를 교체했는데, 그 결과는 등급 저하 등 부작용이 너무 커 다시 원래 방식으로 전환했다고 한다.

1마리당 4백여만원의 사료비를 3백만원으로 줄여 경영비 1백여만원을 절약하려던 한순간의 선택이 한우가격 하락과 1++ 등급 출현율 저조로 농장 경영의 부채규모가 오히려 증가했다는 것. 더욱이 4∼5개월의 사료 급이방식 변경 및 전환으로 인해, 농장경영 정상화는 1년 후인 내년 3월 이후에나 이뤄질 것이라며 자신의 잘못을 자책했다.
지난해 10월 시작된 한우값 폭락이 지속되면서 가중되어가고있는 한우농가의 경영상 어려움을 잘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이다. 또한 한우가격 하락에 이어 최근의 구제역 발생 이후, 일부 지역에서 농장의 한우 전체를 팔겠다는 한우농가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현재 한우산업의 어려움을 반영하고 있다.


통계청이 5월26일 발표한 ‘2022년도 축산물생산비조사’ 결과 한우 번식우 마리당 순수익은 –40만9천원으로 2021년 56만3천원 대비 97만3천원이 감소했다. 한우 비육우 마리당 순수익은 –68만9천원으로 2021년 29만2천원 대비 98만2천원이 줄어들었다.
한우가격이 지난해 10월 이후 하락했다는 점에서, 이같은 결과는 한우 판매수입 감소보다는 사료비 및 노동비 상승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특히 번식용 사료가격 27% 인상, 비육용 사료가격 21% 인상이 한우농가의 수익성 저하로 이어진 것이다.
올해는 높은 사료가격에 한우가격 폭락이 더해졌다. 한우가격은 지난해 거세우 kg당 지육 평균 경락가격 2만980원에 비해 3천원이나 하락한 1만8천원선을 근근히 유지하고 있다. 거세우 평균 도체중 450kg 기준 한우 거세우 1마리당 수취가격이 150만원이나 줄어들었다. 그 결과 한우 평균 경락가격은 1만5천원선을 지키는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송아지 가격(6∼7개월) 또한 수송아지 386만원에서 300만원, 암송아지는 270만원에서 210만원으로 송아지 마리당 평균 80만원이나 하락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2023년 2분기 한우관측 결과, 사육두수는 올해까지 상승해 최대치를 기록하고, 도축두수는 하반기에 크게 증가해 지난해보다 9% 증가한 94만5천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눈에 띄는 것은 거세우 출하물량의 대기로 인해 3분기 명절 특수로 인한 가격 상승 기대보다는 오히려 가격 하락을 전망했다. 연말로 갈수록 한우가격 하락세가 더욱 커져, 거세우 기준 kg당 지육 평균 경락가격이 1만6천원까지 하락할 수 있음을 지적한 것이다.
이같은 관측 결과가 현실화되면, 한우농가의 올해 순수익 하락폭은 지난해보다 더 클 수 밖에 없다. 사료가격이 지난해 연말과 올해 2월 소폭 인하되었다고 하더라도, 한우 1마리당 200만원의 손해를 넘어서는 결과를 낳을 수 밖에 없다. 한우 번식우 마리당 순수익은 –100만원, 한우 비육우 마리당 순수익 –150만원도 넘어설 전망이다.

 

그럼에도 한우농가가 한우가격을 지지하기 위한 활동도, 사료비 등 생산비 절감을 위한 노력도 제한적이라는게 현재 한우산업의 현실이다.
한우자조금으로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2023 소프라이즈 대한민국 한우세일’을 매월 진행하고 있지만, 늘어나는 도축물량을 소진시키기에는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우농가 스스로 경영비 절감을 위한 다양한 노력도 펼쳐보지만, 「한우가격 하락시 등급별 가격차는 더욱 커진다」는 현실 앞에서 현재의 사육방식을 크게 변경하기도 어렵다.


분명 한우산업은 한우농가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 그러나 현재의 상황은 녹녹하지 않다.
올해 하반기 출하 지연되었던 거세우 물량에 더해 암소감축사업 대상 물량까지 출하가 예정되어 있어 한우가격은 또 다시 하락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한우 암소감축사업이 본격화되고 있지만, 그 효과를 얻기에는 1∼2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농식품부는 지난 2월 ‘한우수급안정대책’을 발표하면서, 중소농 경영안정 지원과 한우 중장기 수급관리 체계 정비를 약속했었다. 
지금이 농식품부가 한우농가 폐업 최소화 등 한우산업 안정화를 위해, 기관단체와 지속적인 협의를 해온 추가적인 중소농 경영안정 지원 방안과 한우 중장기 수급관리 방안을 제시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