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지난 14일 ‘가축전염병 발생 현황과 과제’를 발표했다. 이를 통해 아프리카돼지열병(ASF)·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PAI)·구제역(FMD) 동시 발생과 축산물 가격이 상승하고 있어 중장기 수급 관리와 방역 강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주요 내용을 정리했다. <편집자 주>
가축전염병 동시 발생 속 한우 가격 상승세 지속
한우 공급 감소 영향 확대…수급 구조 변화 반영
■ 주요 가축전염병 발생 동향
2025년 11월부터 2026년 3월까지 ASF, FMD, HPAI 등 3대 가축전염병이 전국적으로 발생했다. 특히 2026년 1~2월에는 3가지 가축전염병이 동시에 발생하였는데, ASF 21건, HPAI 23건, FMD 3건이 해당 기간에 집중됐다.
◆ASF 발생 현황=ASF는 2025~2026년 동절기(2025년 11월~2026년 3월 기준) 동안 25건이 발생하였으며, 살처분된 돼지는 17만2000마리에 달했다. 동절기 직전인 2025년 1월부터 10월까지는 주로 경기 북부 접경 지역에서 5건(양주 3건, 파주 1건, 연천 1건)이 발생하였으나, 2025년 11월 충남 당진을 시작으로 전국으로 확산됐다.
동절기 발생의 지역 분포는 경기 7건(3만2000마리), 경남 5건(2만9000마리), 충남 4건(2만마리), 전남 4건(3만5000마리), 전북 2건(2만4000마리), 강원 2건(2만9000마리), 경북 1건(3000마리)이었다. 2026년 2월에만 17건(10만2000마리)이 집중적으로 발생하였고, 강릉(1월, 2만마리)·영광(1월, 2만1000마리)·고창(2월, 1만9000마리)·의령(2월, 1만2000마리)·철원(2월, 9000마리) 등 기존 경기 북부 접경 지역을 벗어나 전국으로 급격히 확산됐다. 3월에도 경기 연천(3000마리), 경남 산청(6000마리), 전남 함평(8000마리)에서 발생이 계속됐다.
농림축산식품부의 역학 및 유전자 분석 결과, 동절기 발생 농장 대부분에서 해외 유래형(IGR-I) 바이러스가 확인됐다. 상당수가 2025년 11월 충남 당진 발생 농장의 바이러스와 유전체 염기서열이 99.99%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나 단일 감염원에서 출발한 광역 확산이 이루어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한, 사료원료와 배합사료에서 ASF 유전자가 검출되었는데, 국내에서 사료를 통해 바이러스 유전자가 확인된 것은 처음으로, 새로운 전파 경로 가능성이 제기됐다.
◆FMD 발생 현황=FMD는 2026년 1월 30일 인천 강화군 한우 농장에서 올해 처음 발생한 이후, 2월 19일 경기 고양시 한우 농장에서 추가 발생하였으며, 이어 2월 28일 동일 지역 인근 농장에서 추가 확진되어 총 3건(살처분 390마리)이 발생했다.
정부는 발생 직후 경기 지역(고양·김포·파주·양주) 및 서울 지역의 우제류 농장과 축산 관련 시설을 대상으로 24시간 일시 이동 중지 명령을 발령하고, 발생 농장에 대해 초동방역팀과 역학조사반을 투입하여 출입 통제, 소독, 역학조사 등 긴급 방역 조치를 실시했다. 또한 인접 지역 우제류 농장을 대상으로 긴급 예방접종과 임상검사를 추진하는 등 방역 조치를 강화했다.
◆HPAI 발생 현황=HPAI는 동절기(2025년 11월~2026년 3월) 총 58건 발생하였으며, 동절기 전후 2025년 9~10월, 2026년 4월 각각 2건 발생을 포함하면 총 62건이 발생했다. 예방적 살처분을 포함한 동절기 총 살처분 규모는 육계 80만6000마리, 오리 112만마리, 산란계 1121만6000마리이며, 기타 축종 포함 시 합계 1513만마리 수준이다.
월별로는 2025년 12월에만 22건이 집중적으로 발생하며 최고치를 기록하였고, 2026년 1월 10건, 2월 13건에 이어 3월에도 9건이 추가로 확인되며 철새 북상 시기에도 발생이 이어졌다. 동절기 기간 지역별로는 경기(13건)·전남(11건)·충남(11건)·충북(9건)·전북(8건) 등 전국 8개 광역·특별자치시·도에서 광범위하게 발생했다.
축종별로는 산란계의 살처분 규모가 가장 컸으며(1121만6000마리, 17건), 오리(112만마리, 31건), 육계(80만6000마리, 7건) 등으로 피해를 입었다. 3월에는 9건이 발생하였으며, 이 중 산란계 4건(167만4000마리), 육계 2건(23만5000마리), 오리 2건(3만8000마리), 기타 1건이 발생했다.
정부의 역학조사 결과, (3월 9일 기준) HPAI 발생 농장 50곳 가운데 다수에서 기본 방역수칙 위반이 확인됐다. 산란계 농가(43호) 위반 57건 중 24건은 출입 차량 2단계 소독 미실시·상하차반 인력 운송 차량 농장 내 진입 금지 위반 등이었으며, 해당 위반 농가에 대해서는 살처분 보상금을 감액하는 등 조치가 시행될 계획이다.
■ 축산물 가격 동향
이번 동절기 가축전염병의 영향은 축종별로 상이하게 나타났으며, 돼지고기는 제한적 영향, 가금류·계란은 직접적 영향, 한우는 가축전염병보다 사육 마릿수 감소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우=한우 도매가격(거세우, 등외 제외 기준)은 2025년 1월 kg당 1만8630원에서 출발하여 하반기에 상승하여 2025년 9월 2만1028원, 10월 2만1432원으로 올랐다. 이후 소폭 조정을 거친 뒤 2026년 1월 2만2050원, 2월 2만1987원으로 다시 상승세를 이어갔다. 3월에는 2만1716원으로 소폭 하락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2026년 1월 +18.4%, 2월 +20.0%, 3월 +20.7%로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2023년 이후 암소 사육 마릿수 감소에 의한 출하 가능 마릿수 감소로 도축 물량이 감소한 영향으로 보인다.
◆돼지고기=돼지 도매가격(탕박 기준)은 2025년 1월 kg당 5056원에서 여름철 수요 증가와 함께 8월 6602원까지 상승한 뒤, 동절기에 접어들면서 11월 5657원, 12월 5642원, 2026년 1월 5206원으로 하락했다.
전년 동기 비교로는 2026년 1월 +3.0%, 2월 +11.0%로 전년보다 높은 수준이나 3월에는 –2.2%로 전년 대비 하락했다. 2월 설 성수기 수요 증가로 가격이 상승하였으나, 1분기 가격은 동절기 ASF 살처분 규모(16만8000마리)가 전체 사육 마릿수의 1.6% 수준에 머무르면서 크게 오르지 않았다.
◆가금류 및 계란=육계 생계유통가격(대·1.6kg 이상 기준)은 2025년 10월 kg당 1470원으로 연중 최저를 기록하였으나, HPAI 본격 발생 이후 2025년 12월 1967원, 2026년 2월 2103원, 3월 2550원으로 지속 상승했다. 전년 동기 대비 2026년 2월 +12.5%, 3월 +30.6%로 오름세가 이어졌다.
오리 가격(3.5kg 기준) 또한 빠르게 상승했다. 2025년 10월 7315원에서 2026년 1월 9856원, 2월 1만1172원, 3월 1만2614원으로 올랐다. 2025년 10월 대비 3월 기준 상승률은 72.4%이며, 전년 동기 대비 2026년 2월 +29.5%, 3월 +36.0% 등의 상승세를 보였다. 육용오리 전체 사육 마릿수 대비 17%, 종오리 전체 사육 마릿수 대비 13% 살처분됨에 따라 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계란(특란 기준)은 10개당 가격이 2025년 10월 1863원에서 12월 1735원까지 하락한 뒤 2026년 1~3월 1736~1772원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전년 동기 대비 2026년 2월 +17.3%, 3월 +11.4% 상승했다. 이번 동절기 HPAI 발생으로 산란계 사육 마릿수의 약 14% 수준이 살처분되어 생산량이 감소하여 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수입 확대 및 할인 지원 조치 등을 통해 가격 안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 수급 영향 및 향후 과제
◆축종별 수급 영향=한우는 번식부터 출하까지 수년이 소요되는 구조로 인해 농가의 사육 의향 변화가 공급에 반영되기까지 시차가 존재한다. 반면 돼지와 가금류는 수개월 또는 수주 단위로 생산이 가능하여 공급 조정이 상대적으로 빠르게 이루어진다.
단, 이번 동절기와 같이 살처분 규모가 클 경우 회복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 특히 산란계는 사육 마릿수의 약 13%가 살처분되어 단기간 내 생산량 회복이 어려운 상황이며, 오리 또한 전체 사육 마릿수의 약 16%가 살처분되면서 가격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 정세 불안과 축산물 수급=이번 동절기 가축전염병 피해가 진행되는 가운데, 대외 여건도 축산물 수급에 추가적인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이스라엘·이란 간 군사적 긴장 고조는 국제 유가와 원·달러 환율 상승과 맞물려 사료원료 수입 비용과 물류비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특히 국내 축산업은 사료곡물의 해외 의존도가 높은 구조로, 국제 곡물가격과 환율 변동이 사료비에 반영될 경우 축산물 생산비 상승 압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가축질병으로 인한 공급 감소와 생산비 상승 압력이 동시에 작용할 경우, 이중 부담으로 인해 중장기적으로 축산물 공급 기반 위축이 우려된다.
◆향후 과제=가축전염병 발생 예방 및 확산 방지를 위하여 축종 및 가축전염병 종류별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방역 강화가 필요하다. 고병원성 AI의 경우 이번 동절기 발생 농장 다수에서 출입 차량 소독 미실시, 인력·차량 통제 위반 등 기본 방역수칙 미준수가 확인된 바 있어, 발생 이후의 보상금 감액 조치뿐 아니라 사전 점검 강화와 농가 교육 내실화를 통한 예방 중심 관리가 중요하다.
구제역은 백신 접종 체계가 구축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발생이 확인된 점을 고려하여, 긴급 예방접종과 이동통제 조치의 실행력 점검 및 상시 대응 체계 강화가 요구된다. 이와 함께 이번 ASF 발생과 같이 새로운 전파 경로에 대한 대비와 신규 가축전염병 발생 예방을 위한 모니터링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또한, 축종별 수급 구조 차이를 고려한 차별적 대응이 필요하다. 가금류·계란은 고병원성 AI 발생 시 단기간에 대규모 살처분이 이루어져 공급 회복까지 시간이 소요되며, 돼지는 ASF 발생 농가의 경우 재입식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따라서 단기적인 수급 불안 완화를 위한 비축, 수입 조절, 유통 관리 등 시장 안정 대책이 요구된다. 한편, 한우는 사육 의향 변화가 공급에 반영되기까지 시차가 존재하므로 중장기적인 사육 기반 유지 정책이 중요하다. 아울러 가축전염병 발생에 따른 생산비 부담 증가와 수급 불안에 대응하기 위하여, 사료비 등 주요 생산비 변동에 대한 관리와 함께 필요시 유통 및 수급 조절 정책의 병행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